홈페이지 주소창에 표시되는 페이지 주소, 그중에서도 도메인 뒤에 붙는 부분을 슬러그(slug)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idc.kr/contact/ 에서 'contact'가 슬러그입니다. 많은 사장님이 슬러그를 "자동으로 생기는 것"으로 여기고 넘어가시지만, 사실 슬러그는 제목 태그 못지않게 검색엔진과 방문자 모두에게 페이지의 정체를 알려 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그리고 슬러그에는 다른 SEO 요소와 구별되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제목이나 본문은 언제든 고치면 되지만, 주소는 한 번 정해서 검색엔진에 색인되고 외부에 퍼지고 나면 바꾸는 데 큰 비용이 드는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슬러그는 처음 만들 때 제대로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좋은 슬러그의 다섯 가지 조건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검색엔진과 사용자 모두에게 좋은 슬러그는 다음 조건을 갖춥니다.
다섯 가지를 관통하는 원칙은 하나입니다. 주소만 보고도 "아, 이 페이지는 이런 내용이겠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는가. 방문자가 짐작할 수 있으면 검색엔진도 이해합니다.
2한글 슬러그, 써도 될까 — 실무 판단 기준
한국 사이트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워드프레스는 '홈페이지-제작-비용' 같은 한글 슬러그를 허용하고, 네이버와 구글 모두 한글 주소를 색인할 수 있습니다. 검색 결과에 한글 주소가 그대로 보이면 클릭할 때 내용이 짐작된다는 장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문제는 공유될 때 발생합니다. 한글 주소는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일로 복사되는 순간 %ED%99%88%ED%8E%98... 같은 긴 인코딩 문자열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소가 세 줄짜리 암호문이 되면 받는 사람이 클릭을 주저하게 되고, 일부 오래된 시스템이나 문서 편집기에서는 링크가 중간에 끊기기도 합니다. 인쇄물에 싣기도 곤란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페이지의 성격에 따라 나누는 절충안을 권해 드립니다.
3워드프레스 실전: 고유주소 구조와 자동 생성의 함정
워드프레스는 글 제목을 입력하면 슬러그를 자동 생성합니다. 편리하지만 함정도 있습니다. 한글 제목을 그대로 두면 한글 슬러그가 되고, 발행 후 제목을 수정해도 슬러그는 처음 값으로 남아 제목과 주소가 어긋나기도 합니다. 발행 전에 문서 설정의 'URL(슬러그)' 항목을 한 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시면 대부분 예방됩니다.
사이트 전체의 뼈대가 되는 고유주소(퍼머링크) 구조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게시글은 /%postname%/ 구조, 즉 글 이름만 들어가는 형태가 가장 깔끔하고 오래갑니다. 카테고리를 주소에 포함하는 /%category%/%postname%/ 구조는 주소만 봐도 분류가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중에 카테고리를 개편하면 그 카테고리에 속한 모든 글의 주소가 한꺼번에 바뀌는 위험을 안고 갑니다. 글이 수백 개 쌓인 뒤 카테고리를 정리하고 싶어질 때 이 구조가 발목을 잡습니다.
운영 중인 사이트에서 고유주소 구조를 바꾸는 것은 사이트 전체의 주소를 갈아엎는 일과 같습니다. 이미 색인된 페이지가 수십, 수백 개인 상태라면 리다이렉트 계획 없이는 절대 손대지 마시기 바랍니다.
4이미 정해진 슬러그를 바꿔야 할 때의 절차
그럼에도 슬러그를 바꿔야 하는 순간은 옵니다. 오타가 있거나, 서비스명이 바뀌었거나, 자동 생성된 의미 없는 주소를 정리해야 할 때입니다. 이때는 다음 순서를 지키셔야 합니다.
첫째, 바꿀 페이지의 기존 주소를 기록합니다. 둘째, 새 슬러그로 변경합니다. 셋째, 기존 주소에서 새 주소로 301 리다이렉트를 설정합니다. 워드프레스에서는 리다이렉션 플러그인으로 몇 분 안에 처리할 수 있고, 일부 SEO 플러그인은 슬러그 변경 시 자동으로 리다이렉트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넷째, 사이트 내부에서 옛 주소로 걸려 있는 링크(메뉴·버튼·본문 링크)를 새 주소로 직접 수정합니다. 리다이렉트가 있어도 내부 링크는 원본 주소를 가리키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섯째, 변경 후 서치콘솔에서 옛 주소가 새 주소로 잘 넘어가는지 확인합니다.
이 절차 없이 슬러그만 바꾸면 그 페이지가 쌓아 온 검색 점수, 외부에서 걸어 준 링크, 카카오톡으로 공유됐던 주소가 전부 404 오류로 향하게 됩니다. 몇 년 운영한 페이지라면 손실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5업종별 슬러그 설계 예시 — 감이 잡히는 견본
추상적인 원칙보다 견본이 빠릅니다. 업종별로 흔히 쓰이는 페이지들을 어떤 슬러그로 설계하면 좋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병원이라면 /doctors/ (의료진), /treatment-backpain/ (허리통증 치료), /reservation/ (예약) 같은 구성이 자연스럽습니다. 인테리어 업체라면 /portfolio/ 아래 /portfolio/apartment-32py/ 처럼 사례 유형이 드러나는 구조가 좋고, 펜션이라면 /rooms/, /rooms/couple-spa/, /tour/ (주변 여행지) 같은 식입니다. 공통점이 보이실 겁니다. 짧고, 내용이 짐작되고, 계층이 얕습니다.
반대로 실무에서 자주 발견되는 나쁜 예도 있습니다. /page/sub02_01.php 처럼 옛 제작 방식의 흔적이 남은 주소, /product-detail?id=482 처럼 숫자로만 구분되는 주소, /2021-new-event-final2/ 처럼 시점과 임시 표기가 섞인 주소입니다. 이런 주소는 방문자에게 정보를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몇 년 뒤 사이트를 정리할 때 어느 페이지가 무엇인지 관리자조차 알 수 없게 만듭니다.
설계할 때는 페이지 목록을 표로 놓고 다음 순서로 정리하면 됩니다.
- 1열에 페이지 이름, 2열에 그 페이지의 핵심 키워드 한 개를 적습니다.
- 3열에 키워드를 2~3단어 이내 영문(또는 한글) 슬러그로 변환해 적습니다.
- 전체를 훑으며 중복·비슷한 슬러그가 없는지, 규칙(영문/한글, 하이픈)이 통일됐는지 확인합니다.
- 명함·광고에 실릴 페이지에 별표를 치고, 그 페이지들은 특히 짧고 외우기 쉬운지 재점검합니다.
6슬러그 설계의 골든타임은 제작·리뉴얼 시점
슬러그 설계는 사이트를 처음 만들 때 정하는 것이 가장 쌉니다. 페이지가 10개일 때 정리하면 10분이면 되지만, 300개가 색인된 뒤에 정리하려면 리다이렉트 맵을 짜고 일시적 유입 감소를 감수해야 합니다. 신규 제작이나 리뉴얼을 앞두고 계시다면, 디자인 시안을 보기 전에 페이지 목록과 각 페이지의 주소부터 표로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표 한 장이 몇 년 뒤의 큰 공사를 막아 줍니다.
※ IDC.KR은 홈페이지 제작 단계에서 페이지별 슬러그 체계를 검색 친화적으로 설계해 드리며, 리뉴얼 시 기존 주소의 301 리다이렉트 이전까지 함께 처리해 드립니다.
주소는 홈페이지의 문패입니다. 문패가 깔끔해야 방문자도 검색엔진도 길을 잃지 않습니다. 우리 사이트의 주소 체계가 잘 잡혀 있는지, 정리한다면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궁금하시다면 IDC.KR에 문의해 주세요. 현재 구조를 진단하고 안전한 정리 순서를 안내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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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기업 홈페이지를 실측해 같은 정보구조로 제작한 샘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