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처마 아래 벽에 걸린 삿갓과 농기구들

제품 뒤에 있는 이야기

개발 과정과 실패, 그리고 결정의 이유를 기록합니다.

Brand Story

브랜드 스토리

왜 실패를 적는가

브랜드 스토리라는 이름의 글은 대개 성공담입니다. 저희는 그 반대로 무엇이 안 됐는지를 함께 적습니다. 어떤 시도가 실패했는지 알아야 지금의 제품이 왜 이런 모습인지 설명이 됩니다.

Story 01

한미면가

노랗게 반죽된 밀가루 덩어리를 손으로 치대며 접는 모습

칼국수 면을 세 번 되돌린 이야기

2021년 한미면가 손칼국수를 개발할 때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끓인 뒤 10분이 지나도 퍼지지 않는 면. 시장 조사에서 소비자가 가장 자주 지적한 불만이 그것이었습니다.

첫 시도는 글루텐 함량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면은 확실히 덜 퍼졌지만 질겨졌습니다. 관능 평가에서 '고무 같다'는 평이 나왔습니다.

두 번째는 전분을 배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표면이 매끄러워지고 식감은 좋아졌으나, 국물이 탁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면이 뭉쳤습니다.

결국 돌아온 답은 배합이 아니라 숙성이었습니다. 숙성 시간을 60분에서 90분으로 늘리자 글루텐 망이 충분히 잡혀 별도 첨가 없이도 형태가 유지됐습니다. 답은 새로운 원료가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에 있었습니다.

개발 기간
14개월
시제품
62회
최종 해법
숙성 시간 60분에서 90분으로 연장
포기한 방법
글루텐 증량 · 전분 배합
Story 02

오늘한상

파프리카 · 애호박 · 감자 · 래디시 등 신선 채소가 모여 있는 모습

나트륨을 18% 줄이기까지

2023년 국물 간편식의 나트륨을 줄이기로 했을 때, 가장 쉬운 방법은 감칠맛 조미료를 늘리는 것이었습니다. 소금을 줄여도 맛이 유지되고 원가도 낮아집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라벨 때문이었습니다. 성분표에 조미료가 늘어나는 것을 소비자가 그대로 볼 텐데, 나트륨 수치만 낮추고 다른 첨가물을 늘리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다시마 · 표고 · 멸치를 저온에서 오래 우린 육수를 농축해 쓰기로 했습니다. 원가는 올라가고 공정은 길어졌습니다. 저온 추출은 고온보다 시간이 세 배 걸립니다.

여기에 염도 분포를 바꾸는 방법을 더했습니다. 국물의 염도를 낮추는 대신 건더기 표면의 염도를 높이면, 씹는 순간 짠맛이 먼저 느껴져 전체 인지 염도가 유지됩니다. 두 방법을 합쳐 18% 저감에 도달하는 데 22개월이 걸렸습니다.

개발 기간
22개월
적용 품목
국물 간편식 12품
저감 결과
100g당 나트륨 512mg에서 420mg
포기한 방법
감칠맛 조미료 증량
Story 03

목장의아침

금속 대야에 담긴 반죽을 손으로 눌러 다지는 모습

손이 남아 있는 이유

공정을 자동화하는 것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닙니다. 목장의아침의 치즈 제조에서 커드를 건져 올려 틀에 담는 공정은 여전히 사람이 합니다.

2022년 이 공정을 자동화하려 했습니다. 로봇 팔과 자동 배출 장치를 도입해 시험 생산을 했는데, 수율은 올랐지만 조직이 균일하지 않았습니다. 커드의 상태가 배치마다 달라 같은 힘으로 다루면 어떤 배치는 부서지고 어떤 배치는 유청이 덜 빠졌습니다.

숙련된 작업자는 커드를 쥐어 보고 그 차이를 읽습니다. 저희는 자동화를 포기하는 대신, 작업자의 판단을 숫자로 옮기는 쪽을 택했습니다. 커드 절단 후 경과 시간과 유청 pH 를 기록해 기준을 좁혀 가는 작업입니다. 언젠가 자동화가 가능해질 수도 있지만, 그 전까지는 사람의 손이 더 정확합니다.

시도
2022년 커드 인양 자동화
결과
수율은 향상, 조직 균일성은 저하
결정
자동화 보류 · 판단 기준 수치화
현재
경과 시간 · 유청 pH 기록으로 편차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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